개요

다음의 내용들은 ‘빛깔있는 책들’ 시리즈의 택견편을 중심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김영만 선생님 뛰어 곁치기


글/이용복, 사진/이갑철

머리말

택견은 정조 연간(1777-1800년)에 간행된 « 제물보 »에 ‘탁견으로 나와있고 1921년에 조선 총독부에서 발행된 « 조선어사전 »에는 ‘택견’이라 수록되어 있으며 그 이후 출간된 사전에는 ‘택껸’ 또는 ‘태껸’으로 표기되고 있다.

택견은 1983년 6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었다. 정부의 이 조치는 택견이 역사성과 예술성을 가진 우리 민족 고유의 무형문화라는 것을 공인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택견은 대한제국 시대로부터 현대를 잇는 연결 고리가 송덕기 한 사람에 의해 유지되어 왔다. 그리고 문화재 지정을 전체로 한 체계화 작업 역시 1970년대에 송덕기에게서 택견을 전수한 신한승 개인에 의해 이루어 졌다. 이런 사정때문에 택견의 정체기였던 1920년에서 1980년대 사이 60여년의 공백을 메우는 작업 과정에서 당시의 상황성과 자의성이 개입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현재 문화재관리국에 보고되어 있는 택견의 체계는 근대 택견의 유일한 전승자였던 송덕기의 학습체계가 배재되어 있다는 모순을 안고 있다. 문화재관리국에서는1982년 조사 당시 « 신한승에게 모든것을 가르쳐 안심한다 »는 송덕기의 증언을 근거로 신한승의 학습체계를 채택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 뒤의 연구 성과에 따라 제기된 문제 곧 송덕기, 신한승 두 기능보유자 사이에 보이는 객관적 차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을 못 하고 있다.

필자는 택견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하여 택견의 형태를 시기적으로 1910년대, 1980년대, 1990년대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1980년대에 구성된 신한승의 학습체계를 바탕으로 1910년대 송덕기 택견의 구조를 분석하고 이 분석 결과를 송덕기, 신한승 사후에 형성된 1990년대 택견의 전승실태와 비교하여 검증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다행히 필자는 동일한 시기에 송덕기, 신한승 두 분으로부터 직접 택견을 전수받았기 때문에 이 연구방법은 매우 효용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택견의 구성 원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원리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거듭 절감하고 택견의 기본 학습체계와 이 학습 체계를 이루는 기초적인 각 동작들에 대해 좀 더 세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기본적, 기초적이라는 것은 초보적이라거나 최하위 수준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모든 것’, ‘근원적’이라는 뜻도 함께 지닌다.

옛 무예의 극치적 술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거나 우리 전통 무예에 대하여 오묘하고 탁월한 것에만 관심과 기대를 갖는다면 보편성을 띤 기본적인 것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극치적 또는 특별한 재주란 사실 기본적인 것의 변형에 지나지 않으며 더구나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보편적인 원리에 근거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보편적인 것은 특수한 것의 그리고 기본적인 것은 극치적인 것의 종합적이고 진보된 결과로 형성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택견이 고스란히 전승될 수 있었던 것도 송덕기옹이 가장 기본적인 택견의 기법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60내지 70년동안의 시간적 공백과 고령에서 오는 부자유한 신체조건에도 불구하고 기능의 재연이 가능하였다는 것은 그 기능이 몸에 배어 있었던 탓일 것이다. 그만큼 예전에 중점적으로 연습을 하였다는 뜻이다.

오랜 세월의 흐름속에서도 소멸되지 않은 핵심 기술이란 사실은 가장 연습을 많이 하는 기초적인 기술이다. 송덕기옹이 남긴 기술은 불과 20내지 30여가지의 낱기술이었지만 그것은 택견의 씨앗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송덕기 옹의 낱기술을 소중하게 하나 하나 재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송덕기 옹의 기법을 외형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한때 끼니를 때우기 위한 이삭줍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삭을 줍되 그것을 씨앗으로 활용하여 확대 재생산하는 창조적이고 진취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택견의 원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응용 기술과 후대에 와서 만든 수련체계를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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