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의 역사: 어원

택견은 한자가 없고 한글로만 표기한다. 그러나 우리고유어 표기에 대체로 거센소리와 된소리가 없다는 점에서 한자의 중국식 발음과 같은 외래어가 우리말화된 경우가 아닌가 추측된다.

조선어사전(문세영, 1938) ‘택견’에 이두(吏讀)표시를 하고
‘<태껸>에 보라’고 되어 있다.
재물보(조선정조, 이성지) ‘탁견’ Extrait de Chaemulbo (XVIIIe siècle) ~~ 재물보 클로즈업 ~~ Chaemulbo close-up (18th century)
해동죽지(최영년, 1921) ‘탁견’

송덕기는 ‘탁견’이라고 하고 탁견하는 사람을 ‘택견꾼’이라 부른다고 증언하였다. 그러나 고령자로서 택견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택견이 맞다고 하고, 표준어 재정 작업에 참여한 서울 토박이 지식인들도 한결같이 택견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한가지 유의할 것은 택견이나 이와 유사한 용어가 서울과 경기일원을 제외한 다른 지방에서는 사용된 예가 발견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보면 기록에 명기되어 있는 탁견이 실제로는 택견으로 불리고 있는데 이는 ‘ㅏ’를 ‘ㅐ’로 발음하는 서울 사투리의 한 사례가 아닌가 한다. 서울, 경기의 서민층에서 학교를 핵교로, 아지랑이를 아지랭이로 발음하고 있고 아기와 씨름을 결합하여 애기씨름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탁견도 택견으로 변음하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택견으로 표기된 것

  • 조선무사영웅전(안확, 1919)
  • 조선어사전(1918제작, 1921 조선총독부 간행)
  • 1933년 맞춤법 통일안 제정이후 사전에는 ‘택견’으로 표시 문화재 지정당시도 ‘택견’으로 정함 대한택견협회에서도 문화재 명칭을 존중, 택견을 표준 표기로 하고 있다.
  • 1935년 리선유의 « 오가전집 » ‘박타령’에는 ‘곱사둥이 뒤집어 노코 앉진방이 착견하고 배알넌놈 몽둥이질’이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근래에 문화재 관리국에서 채집한 김연수 창본 « 흥보가 »에는 ‘꼽사둥이는 되집어 놓고 앉은뱅이 태견하기’로 나와있고 박봉술의 « 흥보가 »(한국 브리태니커 판소리 감상회 사설)에는 ‘곱사동이는 되집어 노코 안짐뱅이는 택견하고’로 되어 있어 같은 내용의 판소리에서조차 착견, 태견, 택견으로 각기 다르게 표기되어 있다. 그런데 « 앉진방이 착견하고’의 착견이 발을 주로 사용하여 각희라는 별칭이 붙어 있는 택견인지 아니면 제기차기의 한자표기인 척건의 우리말 음독인 ‘척건’인지 분명하지 않다.

    나현성의 논문(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회, 1962)에서는 « 우리 고대에는 오늘날의 제기를 척건이라고 하였음이 분명하다. 이 제기를 중국에서는 ‘티겐’이라고 하였는데 우리말로 음독하면 척건이 된다. »고 하였다.

    찬다는 뜻을 가진 한자 ‘척’은 중국어에서 tik으로 발음되는데 제기차기의 티겐과 탁견, 택견등은 발음상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 코리언게임스 »에는 tik이 차기(kicking)로 번역되어 있는데 택견하기(HTAIK-KYEN-HA-KI)를 kicking, 프랑스어로 사바트(savate)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 책에는 물택견하기(MOUL-HTAIK-KYEN-HA-KI)도 물차기(water kicking)로 표기하고 있는데, 이것으로 보아 택견이 곧 차기임을 알 수 있다. 또한 ‘틱, 티크, 티겐’이라는 중국말과 택견사이의 관련성을 찾아볼 수 있다. « 우리말 사전 »에는 ‘수제비 택견(태껸)’이라는 말을 웃어른에 대하여 예의를 잃고 말다툼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이 경우에는 택견에 싸움, 다툼의 의미가 있는 듯하다.

    이제까지 살펴본 것을 종합해 볼때 택견은 차기 곧 발길질이라는 뜻이고 그 어원은 한자인 ‘척’등의 중국식 발음과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또한 택견의 어원을 중국어로 보는 근거로 근대에 와서 택견을 주로 하던 부류가 중국을 넘나들던 중인계층의 지식인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그렇지만 명칭이 중국어와 관련이 있다고 해서 기예자체가 중국에서 건너왔으리라고 속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은 택견의 형태가 중국무술과는 특성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으로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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