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밟기

투기에 있어서 상대방과의 거리 유지와 몸의 중심 이동은 승부의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무술에서 발의 움직임은 모든 기법의 기본이다. 각종 무술에서 제각기 독특한 보법의 연구와 수련에 많은 힘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택견은 매우 특별한 보법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품밟기라고 한다. 택견의 품밟기는 직선상의 진퇴가 거의 없고 상대에게 등을 보이는 회전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두 발의 앞뒤 거리나 옆 폭이 좁고 움직일 때는 일정한 리듬을 타고 있어서 고정된 순서를 가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송덕기는 « 택견에서 몸을 능청대며 는지르는 것도 덮어놓고 하는 것이 아니고 발을 품(品)자로 놓는다는 약속이 있으며, 누구든지 땅에 먼저 손을 짚으면 패하게 되어 있다. »(1964.5.16 한국일보)고 하였다.
또 « 코리언게임스 »에는 « 두 사람은 발을 벌리고 서로 정면으로 마주보고 선다. 경기자는 각각의 발을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제 3의 지점에 놓을 수 있다. 그러므로 발은 언제나 3개의 지점 가운데 하나에 놓여진다
« 라고 되어 있다.
Extrait du livre Korean Games (1895) par Stewart CULIN
이 두 기사에 ‘발을 품자로 밟는다는 약속‘과 ‘발은 언제나 3개의 지점 가운데 하나에 놓여진다‘는 내용은 동일하게 품밟기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규칙성을 설명하는 것이다. 평소에 송덕기, 신한승은 한결같이 ‘품밟기가 택견의 전부‘라고 강조하였다. 이로써 택견은 아무런 제한 없이 오로지 생사를 건 싸움 기술이라기 보다는 일정한 규칙 (rule) 아래 승부를 경쟁하는 격투(格鬪:격식을 갖추어 싸움) 또는 경기임이 분명해 진다.

품밟기는 택견의 핵심 구성 요소인 대접의 규칙과 경기자 사이의 안전성을 고려하여 개발된 는지르기 기법과 필연적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그 자체로서 강제성을 갖지는 않지만 이것을 바탕으로 하여 택견 기법이 형성되므로 일종의 규칙처럼 그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품밟기는 고정된 형태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다.
Taekkyon par Maître YEO Deok, la 1ère femme maître de Taekkyon ~~ 최초 택견 여성 선생, 여덕 선생님 ~~ Taekkyon by YEO Deok, the 1st female Taekkyon master

품밟기는 ‘품수 품(品)’자와 같이 삼각형의 세 지점을 밟는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동사 밑에 붙여 그 동작의 생김생김과 됨됨이를 나타내는 품이란 말과도 의미가 통한다. 품밟기는 한쪽 발을 앞으로 내디디면서 왼발과 오른발에 껴끔내기로 체중을 옮기는 것을 말한다. 두 발이 어깨 너비 가량 나란히 벌려 선 것을 편의상 원품이라 한다. (송덕기는 이 자세를 인성(인승?)이라고 말하였으나 그 의미를 알 수 없다.)
왼발을 앞에 내디딘 자세를 좌품, 오른발을 앞에 내디딘 자세를 우품이라고 정해 둔다. 품밟기는 좌품과 우품을 번갈아 취하는 것과 같으므로 이 경우에는 ‘품(品)’ 보다는 우리말 ‘품’의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합당하다.

다음은 품밟기의 기본 동작이다.

1. 편안한 자세로 발뒤축을 모아 자연스럽게 양쪽 다리에 체중을 균일하게 나누어 선다.

2. 몸을 가라앉히며 왼쪽 다리에 실려 있는 체중을 오른쪽 다리로 옮긴다. (이때 두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대퇴부를 오른쪽 뒤편으로 가볍게 빼 준다)
* 대퇴부 = 하지(下肢)의 허리부터 무릎까지의 부분, 넓적다리.

3. 왼발을 비스듬히 앞으로 내밀어 좌품으로 선다. 이때 오른다리를 펴면서 몸을 능청거리듯이 허리를 약간 뒤로 젖히며 아랫배를 내밀어 준다. 체중은 왼발에 10내지 20퍼센트 옮긴 상태가 된다.

4. 3의 동작에서 팽팽하게 탄성을 지닌 긴장을 풀어 버리고 힘을 빼고 몸을 낮추며 오른 다리로 중심을 옮긴다. 2의 동작과 동일하다.

5. 왼발을 오른발 뒤축 가까이 옮겨 디디며 오른발의 체중을 왼발로 완전히 옮긴다. (이때 오른발은 약간 들려있는 상태가 된다.)

6. 몸을 우뚝 세우며 오른다리를 앞으로 비스듬히 내딛고 우품으로 선다. 발이 바뀌기는 하였으나 3과 동일한 요령의 동작이다.

7. 4의 동작과 같은 요령으로 오른발에 실려 있는 체중을 왼 다리에 옮기면서 오른 다리를 거두어 들인다.

8. 오른발은 왼발 뒤축 가까이 당겨 놓으며 오른발에 왼다리의 체중을 모두 옮긴다. 5와 같은 요령.

9. 왼 다리를 비스듬히 앞으로 내디디며 좌품으로 선다. 6과 같은 요령.

** 이를 반복하는 것을 품밟기가 한다. 이때 무릎을 가볍게 구부리는
2, 4, 5, 7, 8의 동작을 ‘굼실’이라 하고 뱃심을 내고 몸을 활처럼 휘는
3, 6, 9의 동작을 ‘능청’이라 한다.

품밟기의 종류

  • 기본 품밟기(빗밟기)
  • 품 길게 밟기
  • 품 눌러 밟기
  • 제 품밟기
  • 품 내밟기
  • 품 째밟기
  • 품 재게 밟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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